문화재청이 문화재 부실조사 책임을 물어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에 대해 처음으로 업무 정지 조처를 취했다.

문화재청은 지난 11일자로 문화재청 홈페이지를 통해 재단법인 경남문화재연구원(대표 박동백)에 대해 당일부터 내년 3월10일까지 4개월간 '매장문화재 조사업무(지표조사, 발굴조사) 일시 정지'를 취했다고 16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매장문화재 발굴현장 관리 미흡, 현장조사원의 부실조사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경남문화재연구원은 2005년 경남 산청군 단성면 강누리 남강변 하천개수공사 예정지에 대한 시굴조사 결과 유물ㆍ유구가 없다고 보고했지만 막상 최근 같은 장소를 한겨레문화재연구원이 정식 발굴조사한 결과 청동기시대부터 고려시대에 걸쳐 조성된 각종 유구 200기가량이 발굴됐다.

심영섭 문화재청 발굴조사과장은 "경남문화재연구원에 2005년 당시 시굴조사 관련 구체적인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그런 자료가) 없다는 이해할 수 없는 답변이 돌아왔다"면서 "현행 법률에서 부실조사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기관 정지'밖에 없지만 그럴 경우 더 많은 문제가 생겨 4개월 업무정지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심 과장은 "부실조사 등에 대한 구체적인 책임을 묻는 법률조항 신설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