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구입한 금괴 1.2t을 부산∼일본 여객선 선원을 통해 일본에 밀수출한 일당이 세관에 붙잡혔다.

부산경남본부세관은 19일 황금괴 1.214t(시가 550억원 어치)을 일본에 밀수출한 혐의(관세법 위반)로 총책 강모(56)씨를 구속하고, 조모(70)씨 등 조직원 3명을 불구속입건했다.

세관은 또 여객선 선원 김모(43), 이모(37)씨를 구속했다.

세관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2월부터 이달 초까지 서울 종로에 있는 금은방에서 금괴 1.2t을 사들인 뒤 부산∼일본 여객선 선원을 통해 일본에 밀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세관 조사 결과 여객선 선원인 김씨 등은 밀수총책 강씨의 부탁을 받고 배가 일본에 도착한 뒤 따로 만든 조끼에 금을 넣은 뒤 검색을 받지 않는 선원전용 출입통로로 금괴를 옮겨 일본에 있는 밀수입책에게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세관은 일본의 금괴 1㎏당 금 가격이 한국보다 300만원 정도 비싸 이들이 30억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에서 금괴를 판 돈은 부산항 여객선이나 인천공항 항공편으로 일본을 오가는 보따리상들을 거쳐 국내로 반입한 것으로 세관은 보고 있다.

이들이 밀수출한 금괴는 반지나 목걸이 등을 녹여 만든 고금(古金)으로, 이들은 서울 종로에 있는 금은방에서 암거래를 통해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세관은 전했다.

금괴 밀수출 조직은 점조직 형태로 은밀하게 범행했으며,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속칭 대포폰을 썼다고 세관은 덧붙였다.

세관 관계자는 "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국제 금시세가 급등하면서 무자료 거래가 성행하는 국내 금시세가 상대적으로 낮아져 금괴 밀수입이 밀수출로 바뀌고 있다."라며 "국내 금값이 폭등하면서 돌반지 등 금 수요가 크게 줄어 암거래상들로부터 낮은 가격에 금괴를 산 뒤 엔화 강세로 상당한 차익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라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