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4일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경기도, 경기개발연구원 공동 주관 ‘인터넷 은행, I-Bank 설립방안 공개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정부의 손이 닿지 못하는 220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서민을 위한 국내 첫 인터넷 전문은행 I-Bank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서민금융시장 확대와 관계금융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지금이 설립할 적기, 즉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남경필 지사는 24일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인터넷 은행, 경기 I-Bank 설립 방안 공개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서 ‘경기도, 왜 I-Bank 인가?’ 주제의 기조연설에서 이 같이 밝혔다.

경기도는 이날 오후 3시 경기개발연구원과 공동으로 한국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금융권·학계·ICT기업·도민 등 약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인터넷 은행, 경기 I-Bank 설립방안 공개토론회’를 열어 아이뱅크 설립의 기본방향을 발표했다.

도가 인터넷은행 설립과 관련해 외부 공청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 지사는 “경기도는 외환위기 당시 경기은행이 퇴출된 이후, 17년째 지방은행이 없는 실정이다. 지방은행이 있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간의 지역금융 활동 격차는 날로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금융구조의 낙후와 도내 중소기업의 자금난도 심화돼 어려움이 큰 상황에서 지방 차원의 자율적이고 선순환적인 지역금융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저소득 서민들의 금융 수요가 늘고 있지만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 대부업체는 30%가 넘는 고금리로 서민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어 이 사이를 메울 서민금융이 필요하다”며 “소외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지방은행, I-Bank는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회적기업 전문금융기관인 GLS은행 뮌헨지사 성공사례를 들며 남 지사는 “유망한 사회적 기업에 낮은 금리로 대출해주면 사회적 기업의 고용창출도 따라오게 된다”며 “국가가 하지 못하는 복지의 영역 커버하는 역할을 하면서 서민과 중소기업의 금융소외를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경기도내 각 시·군청, 읍·면·동 주민센터 같은 공공기관이 많다. 돈을 들이지 않고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병행한 은행 운영이 가능하다”면서 “도민들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 모든 도민들이 성원해줄 것이라 믿고 경기도의 새로운 스탠다드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자리에선 민병길 경기개발연구원 연구위원, 이종수 (재)한국사회투자 이사장, 박소영 ㈜페이게이트 대표 등이 발제자로 나서 ‘I-Bank 설립의 기본방향’, ‘인터넷 은행의 역할’, ‘인터넷 은행과 사회적 금융’에 대해 각각 주제발표를 했다.

민병길 연구위원은 “아이뱅크가 안정화 될 때까지는 도내 19개 지점에 9개 출장소를 가진 경기신용보증재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기존 영업망을 활용해 사회적 금융지원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박소영 ㈜페이게이트 대표도 ‘인터넷 은행의 역할’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미국과 일본의 인터넷전문은행 운영 사례를 소개하고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해서는 각 공급자간의 표준 데이터 송수신 체계 마련과 보안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 은행과 사회적 금융’이란 제목의 주제발표에 나선 이종수 (재)한국사회투자 이사장은 비영리 온라인대출플랫폼인 ‘키바’와 독일의 온라인 환경은행 움벨트 등 사회적금융과 온라인의 만남 사례를 소개한 후, 정부와 민간의 적절한 역할분담과 사회적금융의 발전 로드맵 마련, 인터넷은행을 보완하기 위한 오프라인 체계정비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 밖에 김태준 동덕여대 교수를 좌장으로 남경필 지사, 김병기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공동회장 등 11명을 패널로 한 종합토론도 이어져,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한편, 경기도는 이번 토론회 결과를 토대로 오는 4월초 아이뱅크(I-Bank.인터넷은행) 추진위원회를 설립하고, 3개월여의 작업을 거쳐 상반기 중으로 경기도형 인터넷은행 설립 로드맵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날 토론회에 대해 임해규 경기개발연구원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경제활력을 이루려면 기존의 도내 기업이 잘 돌아가야 하는데, 도내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문제가 가장 크다. 지금은 사라진 경기은행의 부재는 도내 중소기업과 도민들에게 큰 아쉬움이었을 것”이라며 “경기도가 대한민국 금융의 지방화를 이룰 수 있도록 경기개발연구원 역시 다양한 연구로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