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규제개혁 성과가 100점 만점에 70점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7월 9일(목) 오후 2시 30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박근혜 정부의 규제개혁 추진 점검 및 향후 과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권태신 한경연 원장은 “규제개혁장관회의를 정례적으로 개최하는 등 정부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곤 있다”고 했다. 하지만 권 원장은 “수도권 규제처럼 손에 잡히는 핵심규제에 대한 논의가 미흡할 뿐더러 제도개선에 이른 사안이 눈에 띄지 않아 국민들의 체감도가 낮을 수 밖에 없다”며, “현 정부의 규제개혁을 평가한다면 100점 만점에 70점 정도”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 나선 김성준 경북대 교수는 현재 규제건수 추이를 볼 때 규제감축에 대해 현 정부가 제시한 임기 내 20% 철폐라는 목표치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규제정보포털에 등록된 규제건수가 2013년 12월 기준 15,269건에서 2015년 7월 현재 1,4688건으로 약 3.8% 정도 감소율(581건 감소)을 나타냈다”며, “이 기간 중 최근 1년을 잘라보면 2014년 8월 14,976건에서 288건 줄은 셈이어서 감소율은 2%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평가의 이유를 설명했다.

행정규제기본법, 국회통과 못해 규제비용총량제 등 제도도입 난항

이혁우·김진국 배재대 교수는 “규제개혁 추진체계 개선이 2014년에 의욕적으로 추진됐으나 올해 들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국회가 의원입법의 규제심사 필요성을 입법권 침해로 인식하는 것이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규제비용총량제 도입을 골자로 한 행정규제기본법안의 경우, 정부안에 더해 국회의원들이 경쟁적으로 대안을 발의하면서 본격적인 논의조차 진행되고 있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 결과 올해 초 도입 예정됐던 규제비용총량제가 여전히 시범사업에 머물고 있고 규제신문고 역시 규제개선청구제로 제도화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혁우 교수는 “국회가 입법권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사회적 비용과 편익의 형량을 고려해 의원입법에 대한 규제심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도권규제로 강원·춘천 등 인접지역만 수혜…이들 지역과 기타 지방 간 불균형만 심화

최성호 경기대 교수·박정수 서강대 교수는 수도권 규제가 기업의 투자와 고용창출, 산업구조 고도화를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성호 교수는 “국토 균형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수도권 규제로 인해 전국 사업체수·총부가가치액·총고용에 있어 강원, 춘천 등 수도권 인접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는 등 기타 비수도권 지역과 이들 지역 간의 불균형만 심화되고 있다(첨부 참조)”고 주장했다. 또 최 교수는 “수도권이 입지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지식·정보 집약 산업, 첨단업종, 비즈니스 서비스, 기술집약 창업·벤처 등 규제완화의 우선순위가 높은 산업·부문부터 규제개혁을 추진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정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규제 강도나 질적 수준 측면에서 현 정부의 서비스산업 규제개혁이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기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박 연구위원은 “특히 역대정부에서 논의해 온 학교주변 관광호텔 입지 허용이나 원격의료 단계적 도입 등의 서비스산업 분야 규제완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민창 조선대학교·김주찬 광운대학교 교수는 “지자체의 경우 규제개혁을 통한 지역경제체질 개선보다 행정자치부가 제시한 규제완화 지침을 달성하는데 급급한 실정”이라며, “지자체가 지역마다 산업발전을 가로막는 규제를 발굴하고 철폐하는데 자발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