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의 유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회삿돈을 횡령하려다 미수에 그치자 강도를 당했다며 허위신고까지 한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 김해서부경찰서는 30일 회삿돈을 횡령하고 은행 시설물을 파손한 혐의(업무상 횡령 및 재물손괴)로 김모(29.회사원)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모 회사의 경리직원인 김씨는 27일 오후 김해시내 모 농협에서 회사 몰래 6천600만원을 자기앞수표 1장으로 인출한 뒤 창원의 다른 은행 창구에서 현금으로 바꾸려다 신분증 제시를 하지 않은 것을 수상하게 여긴 은행 직원이 회사측에 확인, 지급정지하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다.

김씨는 "딸이 납치돼 현금이 급하다"며 거짓말까지 했으나 수표를 현금으로 바꿀 수 없자 횡령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강도를 당해 수표를 빼앗긴 것처럼 경찰에 허위신고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농협에서 수표를 인출한 뒤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가발과 모자, 안경을 착용하는 등 변장을 하고 은행으로 가 현금으로 환전을 요구하는 등 나름대로 치밀하게 준비를 했으나 경찰의 집요한 추궁 끝에 범행일체를 자백했다.

경찰은 김씨로부터 수표를 회수하고 가발과 안경, 모자 등을 찾아 증거물로 압수했다.

김씨는 "호주에 유학 중인 여자친구에게 송금할 돈이 급해 순간적으로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연합뉴스